연말을 맞아 고립감이 커지는 1인가구를 위한 서울 내 지원 프로그램이 잇따르고 있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외로움을 ‘긴급한 세계 보건 위험’으로 규정한 데 이어 서울시에서도 1인가구 10명 중 6명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등 고립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영향이다.
서울의 각 자치구는 고립·은둔 위험군 발굴부터 관계 회복, 소셜 다이닝, 청년 네트워킹, 연말 시즌 테마 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1인가구의 사회적 연결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 10~11월 고립·은둔 1인가구를 위한 ‘싱글싱글 방탈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서초 거주 30~60대 고립·은둔 1인가구 7명을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쳐 집단 상담과 관계망 형성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2022년 ‘한 사람 찾기’, 2023년 ‘한 사람 찾아 함께, 마주 봄’ 등 고립 1인가구 발굴 사업을 확대해 올해부터 ‘싱글싱글 방탈출’로 발전시킨 모델이다.
관악구는 지난달 21일과 23일 ‘노 빌런, 노 술, 노 스킨십, 노 참가비’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4가지 없는 소개팅’을 열었다. 모집 정원이 40명인 이 프로그램에는 476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선발된 1인가구 40명은 사전 다면적 인성검사를 받은 뒤 회차별 로테이션 소개팅과 블라인드 암흑 소개팅에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첫 회차에서 6커플, 두 번째 회차에서 12커플이 성사돼 전체 참가자 대비 67.5%의 성사율을 기록했다.
금천구는 지난달 1일 안양천 농구장에서 청년 1인가구 대상 걷기 챌린지 ‘치킨런’을 개최했다. 단순 걷기 활동을 넘어 자연스럽게 참여자 간 교류를 유도하는 네트워킹형 행사로 구성, 행사 종료 후 일부 참여자는 1인가구의 건강한 식사 문화를 기반으로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 ‘노랑식탁’과 연계됐다.
성북구는 11월 27일 '1인가구 김장나눔데이'를 개최했다. 김장 경험이 적은 1인가구가 직접 김치를 담그며 나눔의 의미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이날 담근 김치는 관내 취약한 1인가구 100세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연말·크리스마스 시즌 맞이 ‘테마형 모임’ 활발
각 자치구는 1인가구 증가와 외로움·고립 문제 심화를 감안해 연말 시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모임이 잦아지는 시기인 만큼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외로움이 더욱 극대화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강북구는 지난 3일 청년 1인가구 대상 ‘뿌꾸의 독립응원 4기’를 운영해 정체성 탐색 교육, 새해 목표 설계, 브리또 롤 샌드위치 만들기, 아크릴 무드등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서대문구는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1인가구 70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미니 트리를 만드는 ‘12월 서씽 GO!GO!’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영등포구는 이달 17일 만 19~39세 청년 15명을 대상으로 ‘루돌프 모루 인형 키링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강서구는 16일 1인가구 15명을 대상으로 아이스크림바 형태의 디저트 팝시클을 만드는 ‘팝시클X마스’ 클래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겨울 온실 힐링 프로그램 ‘겨울 초록 쉼표’를 이달 13일과 20일에 회차별 50명 규모로 마련했다. 강남구는 ‘찾아가는 그림책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을 통해 양말목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기 활동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강남구1인가구커뮤니티센터 회원 10명을 대상으로 한다.
송파구는 오는 9일 청년 1인가구 25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테라리움 제작과 소통 활동을 묶은 ‘미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테라리움’을 열 계획이다. 동대문구는 11~19일 청·중장년 60명을 모집해 핑거푸드와 디저트를 만들며 소셜 다이닝을 진행하는 ‘동일이의 동네친구: 디저트쿠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구는 오는 10일 중구1인가구지원센터 40~67세 정·준회원 7명이 참여하는 ‘파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파김치 담그기와 소셜 다이닝을 진행한 뒤 지역 내 취약계층 1인가구에 파김치를 나누는 활동까지 포함됐다.
1인가구 고립 방지 위한 움직임 확대
1인가구의 고립·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 1월 '외로움돌봄국'을 출범해 노인뿐 아니라 청년 1인가구의 고립과 은둔을 해결하려는 취지다. 서비스 대상자를 찾아내 맞춤형 지원을 담당하는 플랫폼 '아이링크 컴퍼니(i-Link Company)'를 본격 활용해 온오프라인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신속 발굴하고 개인별·상황별 혜택이나 지역 자원을 연계한다.
이외에도 '24시간 상담콜', '외로움 제로(zero), 생명을 온(on)' 사업도 준비하기로 했으며, 취약계층의 사회적 연결망을 회복하는 마음지구대도 가동할 예정이다.
강원 횡성군은 올해 4~12월, 총 9회에 걸쳐 고립·은둔 1인 청장년 사회관계망 프로그램 '손에 손잡고'를 진행했다. 가족과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하거나 중증 질병, 장애, 실직 등으로 복합적 어려움에 처한 고난도 사례관리 대상자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요리, 영화관람, 목공, 김장체험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과 나눔이 이뤄졌다.
부산 해운대구는 은둔·고립 위험에 놓인 청·중장년 1인가구를 대상으로 사회적 관계 회복을 지원하는 '다시 봄 SOLO' 프로그램을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운영했다. 총 20명의 고립위기 청·중장년이 참여해 우울·불안 관리, 수면·식습관 개선, 스트레스 조절, 가족 소통기술 등 정신건강 중심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했다.
경북 상주시는 고독사 위험군 중장년 1인가구를 대상으로 '1인가구 생활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24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총 5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공예, 그림 그리기, 쿠키 만들기, 꽃꽂이 등 쉽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출처 : 데일리팝(http://www.dailypop.kr)